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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남북한 따로정부가 수립된 지 71년이 된 지금도, 남한과 북한의 어휘는 같은 우리말이면서도 꽤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먼저 억양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남한말과 북한말은 다르게 들리겠지만, 같은 우리말이고 한국어다.

우리는 흔히 북한말을 떠올릴 때 '억양이 세고 강하다' '직설적이다'라고 느끼기 쉽지만, 사실 알고 보면 남한 못지않게 지역별로 억양 차이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남한)에서 경상도 말이 가장 센 느낌이 든다면, 북한 말에서 가장 센 억양을 강조하는 지역은 양강도 말입니다. 이는 북한 지역도 우리 못지않게 지역별로 억양과 어휘가 꽤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그 다음으로 말의 의미와 외래어 순화 여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남북한의 장기화된 분단으로 인해 같은 단어라도 의미가 다르거나, 외래어 외국어 사용 여부도 다르게 되었다.

남북한은 오랜 시간 동안 분단된 채 지내왔기에 같은 우리말을 쓰더라도 의미가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 영상에서는 남북한의 장기화된 분단으로 인해 같이 사용하는 단어에도 의미가 전혀 다르게 변했음을 알 수 있는데, 우리는 '일 없다'를 '관심 없습니다'의 의미로 쓰지만, 북한에서는 '괜찮아'의 의미로 쓰입니다. 우리는 '쉬쉬하다'라는 말을 '조용히 넘어가다'라는 뜻으로 쓰지만, 북한에서는 '음식이 상하다'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외국 문화의 영향으로 외국어나 외래어를 차용 없이 쓰는 경우가 많지만, 북한에서는 외래어, 외국어의 대다수를 우리말로 번안해 쓴답니다. 아이스크림을 '얼음과자(간혹가다 '에스키모'라고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과거 소련 문물이 북한으로 유입된 시기에 구소련 아이스크림 '에스키모'가 북한으로 수입되어 들어왔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기도 합니다.)'라고 하거나 '도시락(고유어다.)'을 '도중밥(혹은 곽밥, 이것도 역시 고유어다.)'이라고 하는 데, 이렇게 남북한의 언어 차이가 뚜렷해진 나머지, 같은 한민족인데도 불구하고 의사소통이 불편하다든가 혹은 외래어가 너무 많다는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죠. 특히 외래어가 범람하는 현실을 보노라면 외래어 문제 해결의 측면에서는 북한의 외래어 순화 정책을 벤치마킹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남북한 국어학자들의 노력도 중요하답니다. 2004년 남한과 북한의 국어학자들은 상호 사전편찬 의향서를 체결하고 '겨레말 큰사전' 편찬위원회를 2005년에 결성하면서부터 남북한 국어학자들은 본격적으로 남북한 언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정작 이러한 소식을 중요하게 보도하지 않고 외래어와 외국어를 마구 남발하는 언론들부터 정신을 차리는 것이 먼저입니다. 특히 '인민'이라는 말을 놓고 케케묵은 색깔론 논리에 빠진 수구보수 언론들은 '인민'이 북한에서 자주 쓰는 용어라는 이유로 색깔론 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들은 '국민'이라는 표현이 일제 '황국신민'의 줄임말이라는 걸 모르고 있답니다.)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용어 하나 갖고 케케묵은 종북몰이와 색깔론 타령을 하기보다는 남북한 언어 격차를 줄이고, 무분별한 외래어 남용을 삼가며, 남북한이 서로의 좋은 면을 바라봄으로서 상생과 번영, 평화통일의 길을 가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상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