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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저항진영-민주진영 지지 성향 방송사이자 최초의 민영 공중파TV였던 RCTV(Radio Caracas Televisión)가 2007년 5월 27일, 54년의 긴 역사를 뒤로한 채 폐국을 알리는 방송을 했었고, 그와 동시에 '사회 텔레비전'을 표방한 국영방송 TVes(Televisora Venezolana Social)가 첫 전파를 발사하는 실황 방송입니다. (참고: RCTV와 TVes는 모두 채널 2번. RCTV는 1953년부터 1958년까지는 채널 7번에서 방송되다 1958년부터 2007년 폐국 때까지 채널 2번에서 방송되었습니다. 그리고 2007년 5월 27일부로 채널 2번은 베네수엘라 정부에 의해 헌납되어 TVes 소유가 되었습니다.)

RCTV 직원들이 "Somos los mejores(우리는 최고의 방송이다 -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는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방송이다'의 의미)"를 여러 번 제창하면서 RCTV 방송사의 폐쇄에 반대하는 결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RCTV 폐국의 순간.... 그리고 또 다른 국영방송 TVes의 등장.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자신들을 대변하는 매체였던 RCTV(카라카스 채널 2번, 1BC 산하)를 정부권력에 강제로 빼앗기고, 자신들의 영혼을 특권언론(Venevisión; 카라카스 채널 4번, Cisneros 산하)과 정치권력(VTV; 카라카스 채널 8번, TVes; 카라카스 채널 2번, 베네수엘라 정부 산하)에게 완전히 빼앗겼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사건이 하나 있었죠. 1980년 11월 30일 동양텔레비전(TBC-TV)와 동양라디오(TBC-Radio), 동양FM(TBC-FM)이 신군부에 의해 강제로 KBS에 헌납 및 통폐합되어 (1980년 12월 1일 이후 동양텔레비전 TBC-TV는 KBS 제2TV로, 동양라디오는 KBS 제2라디오로, 동양FM은 KBS 제2FM으로 바뀌게 되지요.) 사라질 무렵의 방송이 있었는데 (해당 방송의 제목은 <TBC 가족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TBC 역시 여기 나온 RCTV 못지않게 슬프면서도 분노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방송을 잃어서 분노하고, 슬퍼하는 것은 대한민국이나 베네수엘라나 똑같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사실은 동양텔레비전은 2011년 12월 1일 종합편성채널 <JTBC>로 부활해서 KBS, MBC, SBS 못지않게 메이저 방송사로 재도약했지만, RCTV는 2007년 종합편성채널 <RCTV Internacional>로 부활했다가 2010년 베네수엘라 정부에 의해 강제 폐방되어 재도약도 못 하게 되었고, RCTV라는 방송사 브랜드 자체도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