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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란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바탕 위에 '자유'와 '평등'이라는 2개의 상위 개념을 확립한 이념입니다. 민주주의의 종류는 상당합니다. 자유라는 개념을 강조하면 미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들처럼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되고, 평등이나 복지를 강조하면 프랑스나 독일 등 유럽 선진국처럼 '사회민주주의'가 되지요. 그 밖에도 하느님의 나라를 이 땅에 세우자는 기독교인들의 '기독교민주주의', 프롤레타리아(노동자) 주권을 명시한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인민민주주의', 숙의민주주의, 평화민주주의, 대중민주주의... 등 여러 종류가 있답니다.

 

그런데, 미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들이 강조하는 '부르주아 민주주의'는 자유라는 개념을 강조하는 것까지는 민주주의와 흡사하지만, 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부자들이나 엘리트주의자들 혹은 거대한 재벌가들이랍니다. 이들은 끊임없이 정치와 자본의 유착을 돕고 있지요. 미국 정치판이 바로 대표적인 사례로, 공화당과 민주당이라는 2개의 보수우파 정당이 서로 권력을 나눠먹으면서 부자들(찰스 코크 & 데이빗 코크, 록펠러 가문...), 각종 재벌기업(GE,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JP모건 체이스...)과 군수산업마피아(록히드마틴, 제네럴 다이내믹스, 레이시온...)들의 돈을 받고 정치를 하고 있답니다. 한 단어로 말하자면, 미국 정치판은 이름하여 '현대판 금권정'이라 할 수 있지요. 영상을 봅시다.

 

데이빗 코크와 찰스 코크 형제는 지난 60여 년간 미국 정치에 가장 막대한 영향을 끼친 부자들로, 미국의 우파 양당인 공화당과 민주당은 이들의 막강한 자금력에 의지해 상위 1%를 대변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

정말 소름끼치게도 이 영상 속 모습이 현실 미국 정치와 쏙 빼닮았답니다! 이 영상 자체야말로 부자들과 재벌기업들의 돈으로 정치가 유지되는, 현대판 금권정치라 할 수 있는 미국 정치판의 실상이라 할 수 있지요. 부자들과 재벌기업들은 막강한 자금력과 자본력으로 얼마든지 공화-민주 양당의 대통령 후보들과 상원의원, 하원의원들을 도울 수 있고, 어떨 때는 정부에 로비까지 해서(미국은 로비가 합법이고 로비 전문 회사나 로비 관련 직종도 존재합니다.) 자신들의 잇속을 채우는 데 급급하다죠. 이렇듯 부르주아민주주의의 가장 큰 폐단 중 하나는 바로 '정치가 재벌에 예속된다'는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르주아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정치가 재벌가 자본에 예속되어 금권선거, 공천금품 수수(?), 기업의 집요한 로비 남발 등과 같은 '정치의 자본화'를 부추기기 쉽답니다. 미국 정치판을 오죽했으면 '부자들의 돈잔치'라는 비아냥이 쏟아져 나올 정도로 정치가 거대자본화되어, 오늘날 미국의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금권정치로 전락했지요. 그렇게 정치가 자본에 예속되면 그만큼 비리와 부정부패도 늘어나게 되어, 정치가 혼탁해지기 쉽답니다.

 

그런데 부르주아민주주의의 폐단이 비단 '정치의 자본 예속화'만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부르주아민주주의는 정치를 후진화시키는 것을 넘어서 아예 선거를 '주주총회' 내지는 '인기투표화' 시키는 데에도 한몫을 하고 있답니다. 그 사례로 일본의 유명 걸그룹 AKB48의 '선발총선거'가 있습니다. (사실 선거라기보다는 선거 탈을 쓴 일종의 '주주총회'격 유사선거라죠...) 영상 보고 가도록 합시다.

 

일본 유명 걸그룹 AKB48의 '선발총선거'. 사실 타이틀만 선거일 뿐 사실상 '주주총회'라 할 수 있다. 거대한 기업의 지분을 가진 주주들이 '주주총회'를 통해 자신의 발언권을 행사하듯, AKB48 총선거에서도 비슷하게 팬들이 자신의 표 수로 멤버들의 발언권을 행사한다.

이 영상 속의 '유사 선거'도 일종의 '부르주아민주주의'라 할 수 있는데, 바로 자본가 재벌들의 주주총회와 흡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를 센터(즉, 1위)에 세우기 위해 '표 수 가지고 과시하기'를 즐긴다죠. 대명천지 민주사회에서는 공명선거, 공정선거의 원칙에 따라 표 수를 가지고 과시하는 것이 사실상 금기시되는 분위기인데, 여기 나온 AKB48 총선거의 경우, 팬들이 1인 1표로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의 발언권을 더욱 키운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과정에서 '인기없는 멤버'의 발언권이 묵살당하거나 소외되기 일쑤죠. 금권정치에서 돈 많은 사람들이나 의석수가 많은 정당이 훨씬 더 큰 발언권을 행사하듯이 말이지요. 게다가 이러한 유사 선거의 경우에는 잘못하면 선거를 인기투표화시키기도 쉬운데, 사람들이(여기서는 팬들이) 그 사람의 자질이 아니라, 그저 이미지만을, 표어만을 보고 투표하기 일쑤가 되고, 후보들은 내실을 다지기는 커녕 겉보기에만 치중하게 되기 쉽습니다.

 

자, 오늘 영상 어떠셨나요? 민주주의란 '인간 존엄성' '자유' '평등' 3가지의 개념을 확립한 이념이고, 보통선거와 만인평등을 강조하지만, 오늘 소개했던 미국과 일본의 부르주아민주주의는 보통선거나 만인평등보다는 부자들이 강조하는 금권선거, 금권정치에 훨씬 더 가깝답니다. 그만큼 그들의 정치 수준은 하향 평준화되고 재벌친화적으로 변하거나(미국 억만장자들 및 재벌기업의 정치 후원), 선거가 주주총회화 혹은 인기투표화되거나(일본 AKB48 총선거)되기 쉽다는 것이지요. 사회민주주의도, 대중민주주의도 '국민주권'을 강조하지만, 부르주아민주주의는 국민주권보다는 '금권정'에 훨씬 더 가깝다는 사실, 잊어서는 안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