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S Online X TISTORY

2월 27일, 서울특별시 종로구청이 광화문 광장에 있던 고 문중원 기수 분향소 천막을 강제로 철거하려 하자 문중원 기수의 유가족과 대다수의 시민들은 분노했다. 철거 강행 전 집회에서 문중원 기수의 장인 오 준식 씨는 "어젯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딸이 차 소리가 날 때마다 눈을 벌떡 뜨고 일어나는 모습을 보고 정말 살이 떨렸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문중원이의 죽음에 조금만이라도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이날까지 오지 않았을 텐데 정말 원망스럽다"며 한탄했다.

그렇다면 한국마사회 부산경마장 소속이던 문중원 기수는 누구인가...? 마사회 부산경마장 소속에서 일하면서 부정경마를 반대하여 직접 마방을 운영하려던 문 기수는 2012년 조교사 면허를 받았지만, 조교사 채용 비리로 인해 번번이 실패하였다. 이후 문 기수의 동료가 '연합뉴스'라는 뉴스통신사에 보낸 유서에 의하면 "조교사들이 인기마들을 실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일부러 살살 타게 해 등급을 낮추게 하는 등의 부당한 지시를 내렸고, 이를 거부할 경우에는 아예 말 자체를 탈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문중원 기수의 죽음은 한국마사회의 고질적인 비리와 부패가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마사회가 '블랙 기업'이라는 사실은 이미 문중원 기수 사망 이전에 있었던 여러 부정, 비리 관련 사건에서도 드러났지만, 이번 문중원 기수 사망 사건을 통해 마사회의 '부정경마'와 '채용비리'가 한꺼번에 폭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며 문중원 기수의 죽음을 외면하고 있다. 경찰도, 검찰도, 대법원도 마사회의 채용비리와 부정경마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대충 '마사회 내부 문제'로 덮어두거나 관심을 두지 않은 건 마찬가지였다.

 

언론도 다를 바 없었다. 온통 '코로나 바이러스' 소식으로 도배하느라 정작 '문중원 기수 사망'과 같은 노동자가 겪는 시련에는 관심을 아예 갖지 않고 있다. 문중원 기수가 왜 죽었는가, 한국마사회가 어떻게 부정경마와 채용비리를 자행하는가에 대한 특집 기사조차 전무한 상황이다. 이렇게 정부는 물론 경찰, 검찰 등 법조계와 언론이 문중원 기수의 죽음에 대해 추모도 하지 않고, 문중원 기수가 고발한 마사회의 부정경마와 조교사 채용비리에 대한 엄정한 수사조차 하지 않았다.

문중원 기수의 죽음은 그렇게 '잊혀 가고 있다.' 정부와 경찰, 검찰 그리고 언론사들에게 고한다. 마사회가 왜 멀쩡했던 기수를 죽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마사회가 저지른 부정경마와 채용비리에 대해 밝혀달라!

 

2020년 3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