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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

DVS 작업실2020. 2. 11. 14:05

지난해(2019년)는 3.1 독립혁명 100주년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이었다. 그런데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비롯한 독립운동 진영이 제정했던 해방된 대한민국의 이상향을 담은 '건국강령'이 무엇인지 자세히 알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심지어 건국강령에 대해 아예 모르는 사람도 허다하다. 그렇다면, 김구 선생을 비롯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물론, 독립운동 진영 전체가 합의하여 제정한 '건국강령'의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자.

 

"전국의 토지와 대생산기관은 국유화한다. (=토지개혁)

전국 학령 아동의 전수가 고등교육에 있어서는 비용을 면제하고 교과서를 무상으로 보급한다. (=무상교육)

전국 각 동, 리, 촌과 면, 읍, 도에 지방자치를 실현한다. (=지방분권, 지방자치)

적산을 몰수하고 국유화한다. (=친일분자 및 일본 자본 몰수, 국유화)

몰수한 재산을 가난한 노동자(빈공)와 농민(빈농), 못 가진 자를 위한 공영집단의 생산기관으로 충당한다. (=분배)

노공(노인 노동자), 유공(어린 노동자), 여인의 야간노동을 금지한다. (=노동인권 보장)

고리대금업과 사인을 고용하여 농업에 참여하는 것을 금한다. 노동자와 농민 무상의료로 질병을 소멸하고 건강을 보장한다. (=무상의료와 국민 보편 건강권 실현)

18세 이상 남녀에게 선거권을 보장하고, 20세 이상 남녀에게 피선거권을 보장한다. (=국민의 정치참여 보장)"

 

이러한 내용을 담은 건국강령은 사회주의자들이나 공산주의자들의 주장이 아니라, 좌파와 우파를 초월하여 당시 대부분의 독립운동진영이 합의하여 제정한, 해방된 독립국가 대한민국의 이상적인 모습을 담은 국가상이라 할 수 있다.

 

백범 김구 선생

1949년 남한과 북한에 '따로 정부'가 수립된 지 1년이 지났을 무렵, 백범 김구 선생은 이렇게 신년사를 남겼다. "소련식 사회주의가 아무리 좋다 할지라도 독재정권을 세우는 것은 싫다... 미국식 자본주의가 아무리 좋다 하여도 독점자본의 횡행으로 못 가진 자를 괴롭게 하며, 낙후한 국가를 상품시장화하는 것을 부추긴다." 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 민주노동당(2011년 통합진보당으로 개칭 후 2013년 정의당이 분리, 2014년 해산, 2016년 민중당으로 부활)의 권영길 후보가 있었다. 권영길 후보는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수구보수언론은 권 후보를 향해 "그 공약은 빨갱이들이 사용하는 수법"이라 매도했다. 그런데 말이다, 1949년 당시 김구 선생을 비롯하여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을 비롯한 독립운동 진영이 세우고자 했던 '대한민국의 이상적인 국가상'에는 무상의료나 무상교육 실현만 있는 게 아니라 토지국유화, 노동자 및 농민 대상 무상교육 및 의료까지 포함되어 있었지 않았는가? 정말 상식이 통하지를 않는다.

 

이렇게 건국강령이 등장한지 70년이 넘어가는 2020년 현재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인가? 여전히 '무상교육'이니 '무상의료'는 한 번도 정책화된 적이 없으며, 고교 무상교육은 '텅 빈 공약' '부자 친화적 공약'을 만드는 자유한국당(자유당)을 비롯한 수구보수들에 의해 '포퓰리즘 정책'으로 낙인이 찍혀 제대로 실행되지도 못하고 있다. 친일잔재에 대한 청산은 완전히 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이 상황을 틈타 친일분자의 후예들은 "땅 내놔!"라 떵떵거리며 소송을 걸고 있다.

 

일본 왜놈에 맞서 싸웠던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은 아직도 가난한 달동네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대대손손 친일반민족 행위를 하던 자들은 2대 3대에 걸쳐 유신독재, 광주시민 학살세력과 한몸이 되고 부자가 되어 정치(자유한국당과 우리공화당, 뉴라이트)부터 언론(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국내 언론의 90% 이상)까지 사회의 전 분야를 집어삼켜 여전히 이 나라의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다. 2017년 유신독재의 후예 박근혜를 쫓아내고 촛불대선으로 문재인 정권이 탄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나라는 이명박-박근혜와 그 잔당들(윤석열, 최순실, 이상득, 황교안, 나경원.....)과 친일-유신독재-광주시민학살 세력(전두환과 노태우)이 만든 저질정당(자유한국당, 우리공화당)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독재정권이, 남한은 미국식 독점재벌(특히 삼성)에 의해 가난한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 이 나라 이 민족의 비극이다. 여기에다가 현재 사용하는 애국가는 친일행위자 윤치호가 작사하고, 친일 부역에다가 나치스 독일에도 충성한 안익태가 작곡한 버전을 부르면서 살고 있으니, 정말 이 나라가 진정으로 해방된 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국민주권을 쿠데타로 도둑질해간 유신정권과 5공정권의 후예들이 아직도 정치계의 주류(자유한국당과 우리공화당 전체, 바른미래당 일부)로 군림하면서 주권자들을 우습게 쳐다보고, 마치 자신들이 왕인양 행동하면서 국민들의 속을 2번 3번 볶아먹고 있다. 유신독재와 5공독재를 찬양하던 쓰레기 언론인들과 밀수와 비리, 반윤리적 행위로 경제를 더럽힌 재벌, 민주혁명을 때려잡고 짓밟은 검찰을 비롯한 기득권 중독 법조인들의 파라다이스. 그게 이 나라의 현실이다. 김구 선생께서 살아계셨더라면 이 나라의 망가진 모습을 보고 뭐라고 하셨을까?

 

2020년 1월 22일

오늘은 논평 대신 자작 시 한편을....

 

백두산은 이 나라 이 민족의 머리요
독도는 이 나라 이 민족의 심장이다
머리와 심장을 잃으면 사람이 제 구실 못 하듯
백두산과 독도를 잃으면 이 나라 이 민족은 사라진다

남과 북이 계속 대립한다면
동북아의 양심불량국가 중국과 일본이
이 나라 이 민족의 머리와 심장을
통째로 뺏어갈 것이다

평화를 사랑하는 남한과 북한의 부모형제자매여
동북아의 양대 깡패국가 중국과 일본에 맞서
백두산과 독도를 지켜내라.
그것이 이 나라 이 민족의 역사를 지켜내는 길이다.

이 나라는 참 씁쓸하다. 북한과는 서로 싸웠고 그만큼 서로 피해도 컸지만, 남북한 간의 대립은 한반도 내에서 일어난 것이고, 한반도라는 한정된 땅에서 벌어진 '내전'인데, 중국과 일본은 1000년 동안 이 나라 이 민족을 못살게군 악의 무리들인데, 왜 이 나라는 철천지 원수 중국과 일본이 아닌 같은 민족인 북한을 적대시하게 된 것인가?

남북한의 대립과 적대감정은 몇 년 째 계속되고 있다.

그 이유가 있다. 바로 이 나라의 모든 분야를 장악한 친일의 후예들이 자신들의 부끄러운 과거를 감추기 위해 남북한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군사정권 시기에 일본을 비판했다가는 빨갱이로 몰려 잡혀가고, 고문당하다 대충 재판해서 사형까지 당했을 것이다. 정말 상식과 정의가 통하지 않는 사회다. 이게 72년째 계속되고 있다니, 참 안타깝다. 그 대가로 북한에 대한 적대감이 커진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북한의 모든 것은 다 나쁘고 악한가?

 

물론 부자 세습(김일성-김정일-김정은)과 같은 문제는 중국이나 베네수엘라 등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북한 특유의 체제로 비판받지만, 북한의 제도나 문화 중에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 무상의료나 무상교육의 경우에는, 북한만 실시하는 게 아니라, 스웨덴, 프랑스, 캐나다 등 사민주의 국가에서도, 쿠바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실시하는 '글로벌'한 제도이자, 누구든지 아프거나 불편할 때 치료받을 수 있게 하고, 누구든지 배움의 기회를 자유롭게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인류 보편의 제도다. 또한 외래어 순화에 있어서도 북한의 정책은 강력(!)한데, '다이어트[외래어]'를 '살까기'로, '우유[일본식 한자어/牛乳]'를 '소젖'으로, '도넛'을 '가락지빵'으로, '로션'을 '살결물'이라 하는 등 외래어나 외국어를 무분별하게 수용하던 우리에게 큰 귀감이 된다.

북한의 외래어 순화정책을 보다보면 외래어와 외국어를 무분별하게 수용해 온 우리에게 깊은 귀감을 준다.

건강한 사회라면, 북한의 정책이건, 미국의 정책이건 좋은 점을 벤치마킹할 줄 알아야 한다. 속좁아터진 색깔론과 종북몰이가 계속되면 퇴보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북한의 좋은 점 따라하기를 종북으로 모는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민주사회도 열린사회도 남북평화도 이룰 수 없다. 북한의 모든 것을 악하다고 여기는 사고방식은 북한의 폐쇄적이고 획일적인 사고와 다를 게 없다. 민주사회, 열린사회 로의 전진을 막는 진부한 빨갱이 타령, 종북타령은 언제 끝나려나?

 

2020년 1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