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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국 교수의 법무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다. 이 나라의 언론은 조중동부터 한겨레까지 조국 교수의 가정생활부터 돈까지 캐내느라 참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그런데 그러는 동안 정작 보도해야 할 가치있는 뉴스들은 다 '잘려 나갔다'. 무엇이 잘려나갔을까?

 

조국 교수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절규부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까지, 조중동도 한겨레도 MBC도 JTBC도 TV조선도 침묵했다]

그 동안 이 나라의 언론은 자본과 권력의 거수기가 되어버려 '이명박근혜 시대'에서 시계가 멈추어 버렸다. 즉 '보수화' '상업화' '획일화'에 다 같이 빠져버린 것이다. 특히 2011년 12월 조중동을 비롯한 수구언론에게 방송까지 만들어지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해졌다. 정치스캔들부터 사건사고, 연예인 사생활까지. 이것이 이 나라 언론의 현실이다. 이 나라의 언론이 조국교수 사생활을 '시시콜콜' 캐내는 동안 많고 많은 중요한 뉴스들이 모두 매장되었다. 그 시간 동안 언론이 보도해야 할, 노동자, 서민, 약소민족의 이야기는 1면이나 헤드라인에도 안 나왔다. (단신뉴스조차도 나오질 않았다!) 이 나라의 언론들이 조국 교수의 사생활을 캐내는 동안 나라 안팎에서는 보도해야 하는 진짜 뉴스들이 수두룩했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탐욕적 법인분할에 맞서 투쟁하고 있었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정권이 바뀌어도 여전히 고통받고 있었으며, 수많은 통일운동가들은 국가보안법으로 생고생하고 있었으며, 세월호 유가족은 오늘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치면서 결연하게 투쟁했고, 티베트인들은 중국 정부의 탄압으로 목숨을 잃고 있었고, 팔레스타인 인들은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쓰러져 가고 있었고, 오키나와 인들은 일본의 차별과 멸시로 고통받고 있었다. 그러나 이를 주목하는 언론은 없었다. (오히려 고발뉴스, 뉴스타파, 미디어오늘, 국민TV, 팩트TV 등 대안 언론만이 이 문제를 주목했다.) 이 나라의 언론은 이런 잔혹한 현실을 폭로하기는 커녕 외면해 왔으며 조국 교수의 사생활이나 연예인 스캔들을 보도하느라, 자신들의 할 일이 무엇인지를 까맣게 잊어버렸다. 조중동도 한겨레도 KBS MBC SBS도 JTBC TV조선도 모두 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특종 경쟁에 눈 먼 언론들의 미래는 대만?]

이런 비슷한 사례를 가진 나라로 미국(거대자본이 언론 장악), 이탈리아(언론재벌가가 총리까지 역임), 일본(신문과 방송이 전 국민 우민화), 베네수엘라(특권언론이 국가 좌우), 대만(언론사 난립) 등이 있는데, 우리의 상황과 비슷한 곳은 대만 되시겠다. 대만도 우리 못지않게 언론사들이 많다. 다만 그곳도 우리 못지않게 위에 언급한 중요한 뉴스들이 매장되어버린 대신 스캔들이나 사생활 털기가 언론보도의 주류가 되어버렸다. 국민당 편 드는 언론과 민진당 편 드는 언론이 상호 양당의 스캔들을 가지고 시시콜콜하게 보도하느라 대만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 대만 서민들의 빈부격차에 대한 비판을 할 줄 모른다. 조국 교수 사생활을 캐내는 보도에 급급한 이 나라가 '언론이 타락한 국가' 대만의 모습을 닮아가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다. [2019.8.24 D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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