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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캄보디아는 베트남, 버마 등과 함께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공업국가들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그 나라들에서는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과 착취가 '노동 탄압 대국' 대한민국 못지 않게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세상에나, 인간답게 살고 싶은 노동자들의 투쟁을 짓밟는 나라가 이 나라(=대한민국)만 있는 게 아니었나 봅니다.

2018년 8월, 중국 광동성(广东省) 심천(셴젠, 深圳)에 위치한 '제이식 기술(佳士科技/JASIC Technology)'의 노동자들은 자발적으로 민주적인 노동조합을 결성했다는 이유로 쫓겨났고, 그 후 공안에 의해 체포되었습니다. 이 때 중국 현지 대학생들, 노동단체 활동가들, 공회 간부들은 제이식 기술 노동자들을 지지했는데, 노동자들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그들도 같이 공안당국에 체포되어 44명이 구금되는,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벌어질 수 없는 희대의 노동 탄압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들 중 노동자 4명에게 '군중집회로 사회질서를 교란시켰다'라는 황당한 죄목이 씌워졌습니다. 마치 2013년 철도파업, 2015년 민중총궐기 때 노동자들을 '폭력' 운운하며 잡아간 닭그네 정부가 떠오르는군요. 아이고오! 중국이 땅은 크면서, 하는 짓은 왜 이리도 속이 좁은지..... (특히 자국 노동자들한테 왜 그러는지.... 그들도 그 나라 국민인데!)

2013년 12월 24일, 이 나라가 철도파업으로 뜨겁게 달아올랐을 때, 캄보디아에서는 현지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을 인상해 달라고 호소하자, 현지 대한민국 대사관은 캄보디아 정부 측에 "파업 사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고, 2014년 1월 2일 캄보디아 정부는 한국계 기업 '약진통상' 공장 앞에서 소총으로 무장한 공수부대가 "최저임금 인상"을 외친 노동자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15명을 연행하는, 그야말로 야만스러운 노동탄압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또한 일각의 증언에 의하면, '약진통상' 측이 캄보디아 정부 당국에 군대를 투입해서 파업시위를 진압하라는 요청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국제 민주연대'는 "노동자, 시민, 많은 승려들이 함께한 평화적인 시위였는데도, 한국 대사관과 한국 기업에 의해 군대가 동원되는 초유의 인권탄압이 발생했다" "한국의 의류 및 봉제업체들이 캄보디아 의류생산자 협회로 하여금 파업에 참가한 노동조합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며 "파업권을 무력화하는 한국의 저열하고 부끄러운 노동 탄압을 캄보디아에 수출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 나라 정부와 정치권은 '단체 침묵'했습니다. 새누리도, 민주당도, 통진당도 모두 캄보디아 노동자들의 피눈물엔 관심 없었습니다. 이거 참..... (이 나라도 노동탄압국가, 캄보디아도 노동탄압국가, 뭐 이런 나라들이 다 있어!)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과 캄보디아에서 일어난 노동 탄압을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짐승보다도 못한, 야만스러운 본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신보다 약한 인간을 찍어누르는 것을 보면 오히려 맹수들은 아무것도 아닐 정도라지요. 중국 정부가 자발적으로 민주노조를 결성한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이를 지지한 시민들을 체포하는 것과, 캄보디아 정부가 파업에 참여한 노동조합을 연행했던 것을 보면, 그곳도 '노동 인권 후진국'이라는 사실을 '선진국 유일의 노동 후진국'인 이 나라에게 뼈저리게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즉 노동자가 살기 좋은 세상은 저절로 오지 않으며, 그것은 노동자 스스로의 손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지요. 그 어떤 정치인도, 그 어떤 국가도, 그 어떤 기업도 노동자를 대신해 '노동자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노동자 스스로가 그들을 바꿀 때, 그들이 만든 야만의 카르텔을 타파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