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S Online X TISTORY

하루가 다르게 멀다 하고 이 나라의 거리는 영어 간판으로 도배되어 간다. 서울 홍대 주변에는 일식집이 일본어 간판을 달고 즐비해 있더니, 이제는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마라탕을 비롯한 고급 중국 식당으로 또 즐비해 있다. 이것을 보고 외국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어, 저거 우리네서도 많이 보던 건데....'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이렇게 외래문화에 점령당해 버린 대한민국의 현실은, 대한민국에 사는 '이 나라 국민'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처럼 들린다.

 

일본에서나 볼 법한 붓글씨 간판과 일식 가옥형 식당이 난무한 홍대. 여기가 대한민국인가, 일본인가 헷갈린다

[밖에서는 한류, 안에서는 문화적 기형아 - 기가 막힌 현실]

'한류'를 앞세우며 문화 수출국임을 자부하는 이 나라 대한민국이, 정작 내부에서는 외래 문화에 치우쳐 있어 문화적 기형아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게 무슨 소리냐면, 현재 이 나라는 너무 미국과 일본문화, 중국의 저급문화 등 외래 문화가 자유롭게 판을 치고 있어, 문화적 정체성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곳이라는 뜻이다. 즉 황소개구리에 뒤덮여 설 자리를 잃어가는 토종 물고기들과 같은 처지다. 이 나라는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문화 수입국이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미국이나 영국의 팝 뮤직(pop music)이 라디오에서 쉴새없이 나왔고, 홍콩 영화가 유행할 때는 그 장면을 패러디하는 동작이 개그 소재로도 쓰였다. 그러나 2000년대 중국과 일본에서 한류(韓流)라는 이름으로 이 나라 대중문화가 크게 흥행하면서부터는 문화 수출국으로 바뀌었다. 이후에도 싸이, 방탄소년단, 소녀시대, 엑소, 트와이스, 레드벨벳 등 화려한 무대 위의 가수들과 김연아(피겨스케이팅), 박지성(축구), 손흥민(축구), 박세리(골프), 류현진(야구), 이승엽(야구), 정찬성(격투기), 최홍만(격투기) 등 스포츠계를 휩쓰는 선수들을 배출하면서 대한민국은 문화-스포츠 면에서도 손꼽히는 강국이 되었으나, 정작 나라 안에서는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외국 문화가 휩쓸면서 문화적 정체성을 잃어버릴 위기까지 가고 만 것이다. '모순'된 셈이다.

 

[언제까지 문화적 기형아로 지낼 것인가]

이렇게 나라 밖에서는 '우리의 아들, 딸들' 외치면서 한류 열풍을 자랑하면서, 정작 나라 안에서는 미국과 일본 문화, 중국의 저급 문화 등 외래문화로 잠식 당하고 있는 현실은 외면하는 것이 이 나라의 현실이다. 대만을 보라!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대만은 동북아시아 문화의 중심지였다. 그곳에서 만든 드라마, 영화 콘텐츠는 물론이거니와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왕정치(王貞治, 대만 국적자)' 등 많은 문화 콘텐츠와 스포츠 인력을 창출해냈던 나라다. 그랬던 대만이 1990년대 이후에는 미국과 일본, 대한민국, 심지어 중국의 대중문화로 뒤덮이면서 자신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상실해 버렸다. (종합편성 채널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 나라에는 TV조선, JTBC, 채널A, MBN 4개의 종합편성채널이 있고, 자국산 편성비율이 80% 이상인 데 비해, 대만은 TVBS, GTV(八大電視), ETTV(東森電視), SET(三立電視), ERA TV(年代電視), CTi(中天電視), NEXTTV(臺電視) 총 7개로, 방송시간의 대부분을 일본이나 대한민국 등 타 국가 프로그램으로 도배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무분별하게 유입되는 외래문화의 홍수 속에서, 미국과 일본 문화, 중국의 저급 문화에 치우쳐 있는 이 나라의 현실을 계속해서 방치하다가는 외래문화에 완전히 점령당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어버려 '문화적 기형아'가 된 대만의 모습을 닮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이래서 문화정체성 회복이 중요한 이유다. 문화적 정체성을 상실한 민족은 몰락의 길을 간다. 인류의 역사가 그렇다. 대한민국이여, 언제까지 문화적 기형아의 삶을 살 것인가? [2019.9.21 DVS]

<여러분의 공감 하나가 DVS 논평에 큰 힘이 됩니다>

여러분들은 우리나라만 언론 수준이 막장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사실입니다. (이게 다 조중동과 이명박근혜,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당 그리고 일베와 뉴라이트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못지않게 언론 수준이 '막장'인 나라들이 있습니다. 대만, 일본, 브라질, 멕시코, 베네수엘라....

오늘은 특별히 '지구촌의 막장 언론들' 첫 시간으로 대만의 방송사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대만은 우리보다 10년 이상 앞서 '기레기 언론'으로 인해 망가진 나라입니다.

그렇다면 대만 방송이 얼마나 '막 나가는' 언론인가를 한 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011년 12월 19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날에 방송된 대만 CTS(中華電視公社)에서 방송된 저녁 7시 뉴스의 한 장면입니다. 아나운서가 무난하게 북한 김정일 사망 소식을 전하자마자, 다음으로 대만의 총통 선거 소식을 전하기 위해 정치부 기자를 연결하는데, 해당 정치부 기자가 갑자기 "안녕하쎄~요" "북한의 조선중앙TV엔 리춘희가 있지만 나는 양춘희입니다.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남북한이 서로 전쟁하는 뉴스가 아닙니다. 마영구(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 총통) 씨와 채영문(차이잉원/蔡英文, 현재 대만 총통, 당시 대만 총통 후보) 씨가 선거에서 불꽃 튀는 전쟁을 펼치고 있다 이 말입니다."는 북한 아나운서 리춘희 못지않게 선동적이고 고음의 말투를 흉내내면서 뉴스를 보도하고 있군요.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앵커가 하나 있죠. 꼴통수구 친일매국집단 조선일보 산하 종합방송 'TV 조선'의 엄성섭 앵커라고, 엄성섭 씨는 목소리만 클 뿐 저널리스트로서의 품격은 하나도 없답니다.)

게다가 한 술 더 떠서 이젠 드라마 <대장금>의 OST <오나라>를 이상하게 부르며 "나는 대장금 여동생 대장두다~"라는 기가 막힌(...) 퍼포먼스까지 합니다. 이게 뉴스입니까, 쇼 오락방송입니까? 이해 못 하겠습니다. 저걸 뉴스라고 불러도 되는지 참..... 의심스럽기만 하네요.

 

하나 더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2005년 6월 대만 전체를 충격의 도가니에 빠뜨린 '각미반' 사건입니다. 그런데 이 '각미반' 사건도 사실 대만 언론이 저질렀다는 사실을 대만 국민들도 몰랐고, 전 세계도 몰랐습니다. 아무튼, 영상 하나 더 보고 가시죠.

대만 방송은 공중파, 케이블 가릴 것 없이 너도 나도 특종경쟁에만 몰두해 '가짜 뉴스' '가십성 뉴스'만을 만들어내는 데에 있어서는 전 세계 1등이라죠. 여기 나온 '각미반' 사건도 예외가 아닌데, 당시 대만 타이페이시 의원 왕육성(왕위청/王育誠) 씨가 "장례를 치르는 빈장 업자들이 제사용으로 쓰이는 음식 '각미반(飯)'을 일반 식당에 납품하고 있다'고 폭로하였고, 그의 주장은 대만의 여러 신문과 방송에 보도되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뒤 이 '각미반' 사건은 왕육성 대만 타이페이시 의원과 방송사들이 짜고 친 '고스톱'이자 '날조 사건'으로 밝혀졌지요. 그러나 이 문제를 제기한 공중파 방송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TTV(台灣電視台), CTV(中國電視), CTS(中華電視公社)를 비롯한 주요 방송사들은 책임을 제대로 지기는 커녕 회피만 했으니, 대만 국민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었지요. 결국 이 일화는 다큐멘터리 '각미미'로 만들어져 대만 언론의 민낯을 전 세계에 폭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레기로 전락한 대만 언론의 민낯을 폭로한 다큐멘터리 영화 '각미미'

 

이러한 2편의 영상을 통해서 우리는 대만 언론의 수준이 얼마나 낮은가, 그리고 대만 언론계가, 특히 대만의 방송계가 시청률과 선정성, 특종 경쟁에만 엄청나게 매몰되어 가짜뉴스가 버젓이 보도되도 제대로 감시하지 않는 대만 방송심의기구의 무능함과 대만 언론계의 상업화, 권력화를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가로 대만 국민들은 서서히 바보가 되어갔고, 영혼을 자본과 권력에 팔아넘겨 '자본의 노예'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대한민국 언론은 이미 대만의 전철을 밟아버렸습니다. 특종에 눈이 멀어 사건을 심층적으로, 비판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겉만 들쑤시는 보도를 일삼고, 유명인의 사생활을 마구잡이로 신상털며, 심지어 잔혹성 범죄나 성 추문 등 심각한 범죄문제까지 대놓고 필터링도 없이 보여준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언론의 모습과 대만 언론의 모습이 거의 똑같아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만의 TTV, CTV, CTS에 해당하는 우리나라의 KBS, MBC, SBS는 태생부터 권력과 자본에 순응하는 성향이 강했고(KBS는 정치권력, MBC는 정수장학회, SBS는 태영건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TVBS나 TV조선, JTBC, 채널A, MBN, YTN을 비롯한 여러 케이블 방송사들은 시청률에만 눈이 멀어 하루가 다르게 가십성 뉴스나 막장 오락방송으로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정말 저들이 제대로 된 언론인지, 한 번 더 묻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