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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근혜 집권기부터 시작된 경제 불황이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고 매스컴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그 배경에 '분배의 부재'가 깔려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명박근혜도 '소득 주도 성장'이나 '동반 성장' 등 '성장'은 그토록 강조하지만, '소득 분배'를 추구하는 정책은 아예 내놓을 생각도 없고 의지도 없다. 성장만 있고 분배는 없는 경제. 어쩌면 좋은가.

국민은 분배를 원하지만, 정부는 '성장'에 목을 매고 있는 게 이 나라의 실상이다.

[성장 중독 대한민국]

세계에서 이 나라 대한민국만큼 '성장'에 목을 맨 나라가 없다. 물론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먹혔던 레퍼토리다. 1970년대 이 나라가 어느 정도 경제성장을 했을 즈음부터 이 나라는 경제부터 정치까지 모두가 '성장 중심주의'에 매몰되기 시작하였고, 그 결과 2019년 현재도 1970~80년대 관점의 '성장 지상주의'가 이 나라의 서민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너도나도 치열하게 먹고살겠다며 다들 무한경쟁의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어느 한쪽도 좋고 다른 쪽도 좋다는 공생이나 공존이 아닌 어느 한쪽을 무너뜨려서라도 나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무한경쟁 성장중독 승자독식주의가 이 나라의 전반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자유당과 더민주당, 바른미래당, 우공당 등 우파 정치집단은 수구보수(자유당, 우공당)건 중도보수(더민주, 바른미래당)건 전부 다 하나같이 '성장' 일색의 경제 정책만을 자꾸 내놓는다. (자유당은 '민부론 경제성장', 더민주는 '소득 주도 성장', 바른미래당은 '경제 활성화('성장'의 고급 표현)', 우공당은 '경제성장 제일주의'.... 우파들은 모두가 '성장'을 부르짖는다.) 그 결과 분배정책의 부재로 인해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었고, 민생 경제는 벼랑 끝까지 갔으며, 재벌들은 더욱 더 탐욕스럽게 변히여 서민들의 돈을 털어가고 있다. 이러한 모든 경제 위기의 진범은 바로 우파 정치집단들의 성장 중심주의가 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분배정책이 어딜 봐서 포퓰리즘?]

이렇듯 성장 일색의 경제정책 투성이인 대한민국에서 분배정책은 포퓰리즘으로 배척당한다. 앞서 말한 이들 우파 정치집단들은 분배정책을 하나같이 "망국적 포퓰리즘"이라 비난하거나(자유당, 우공당 등 수구보수) 아예 관심을 갖지 않거나(더민주, 바른당 등 중도보수)의 '둘 중 하나'의 입장을 취한다. 이들은 그리스나 아르헨티나가 과도한 복지체계로 인해 망했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한다. (그러나 그리스와 아르헨티나가 몰락한 진짜 이유는 복지나 분배가 아닌 '관료주의' 때문이다. 그리스와 아르헨티나는 좌가 집권하건, 우가 집권하건 비민주적이고 수구보수적인 관료주의를 방치했고, 국가 전체가 우경화되어 관료주의가 국가 전체를 몰락에 이르게 했다.) 정작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관료주의 시스템을 그대로 둔 채 말이다. 무상교육이나 무상의료는 아예 입 밖에 나오질 않는다. 조중동문(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문화일보)을 비롯한 수구보수세력에 의해 '종북' 딱지 붙을까봐 아예 얘기를 안 꺼낸다고 한다. 정말 씁쓸하디 씁쓸하다. (무상의료와 무상교육은 북한만 하는 게 아니라 유럽도 하고, 캐나다도 하는데.... 국제관 좁은 수구보수들!)

 

[세계에서 '분배' 정책을 당당하게 내놓지 못하는 이 나라의 현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되어 11년이 된 2019년 현재도 계속되는 세계 공황의 시대, 무분별한 성장주의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사민주의의 '원조'인 프랑스, 독일,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자본주의의 종주국 미국에서도 '분배'를 강조하는 '버니 샌더스'가 2016년 대통령 선거 후보로도 나온 적이 있으나, 정작 이 나라는 '분배'와는 오랜 시간 담을 쌓고 지내느라 '그런 게 있었나요?'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분배'에 상당히 부정적인 견해가 너무 심하다. '소득 재분배'라는 정책을 당당히 내놓지 못하는 이 나라의 현실을 보면 과연 이명박근혜 시대와 뭐가 다른가를 물어볼 수밖에 없다.

이명박근혜건 문재인이건 공통점은 '성장'은 있지만, '분배'는 없다는 점이다. 전자는 분배 자체를 무시하고 외면했으며, 후자는 분배라는 개념을 꺼내지 못하는 허약함을 드러내고 있다. 분배 없이 성장만 있는 경제. 참 뒤틀렸다. 언제쯤 '분배'를 당당하게 내세우는 대통령이 나올까? [2019.12.20 DV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