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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이후 우리 사회의 여성 인권 의식이 신장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는 여전히 성 차별 문화가 남아 있다. 특히 21세기로 접어든 이후에도 1960~70년대에나 먹힐 법한 구시대적 여성관이 학교 현장에서 방치되고 있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여전히 남아있는 남녀차별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도록 하자.

 

[남학생="진취성, 자아개발, 자기탐구", 여학생="고운 말씨, 고운 마음, 아름다운 맵시"?]

일단 학교의 '슬로건'이라 할 수 있는 교훈(校訓)부터가 문제다. 남학교(주로 남고)의 표어들을 보면 "진취적인 자아 개발, 학문적 자아 탐구, 정의롭고 창조적이고 씩씩하고 튼튼하고 건강한 학생" 등이 과반이며, 여학교(주로 여고)의 표어들은 "슬기롭고 알뜰하게, 순결, 착한 마음, 아름다운 맵시, 고운 말씨와 고운 마음" 등 순종적이고 수동적인 여성상을 조장하고 있다. 즉, 대한민국의 학교는 진취적인 여성상보다는 수동적이고 남성에 의존하는 구시대적 여성상에 더 익숙해진 셈이다.

 

<대한민국 학교에 진취적인 여성상은 없다>

 

어디 교훈(校訓)만 그럴까? 학교를 상징하는 노래인 교가(校歌) 또한 문제가 된다. 8월 3일자 <여성신문>에 따르면 한 여자중학교는 교가 1절에서 '정숙한 어진 꽃이 향기 머금고'라는 구절이, 인천 남동구의 한 여자고등학교의 교가에는 '목화꽃 순결함은 참된 빛 되고'라는 가사가 수정되지 않은 채 2019년 현재도 불리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교훈도 모자라 교가까지 수동적이고 남성종속적인 그릇된 여성상을 학생들에게 주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학교에서 진취적인 여성상을 찾아볼 수는 없다. 즉, 학생들은 21세기를 사는데 학교는 20세기에 머물러 있는 꼴이다. 그리고 그런 20세기식 문화에 익숙해지는 순간, 여학생들은 진취성을 잃고 수동적이고 남성종속적인 그릇된 여성관에 마취되는 셈이다.

 

[그릇된 여성상 주입시키는 학교, 이젠 바꾸자!]

이렇게 2019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교는 20세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수동적이고 남성 종속적인 구시대적 여성관을 21세기의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주입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다. 이런 일이 다시는 없으려면 학생들 스스로가 성차별적 학교문화를 바꾸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학생들에게 주입식 교육 못지않게 해로운 것이 바로 성차별적 학교문화다. 이러한 노력은 학생들이 스스로 나설 때에만 해결될 수 있다. 특히 교사가 학생들에게 성차별적 망언과 그릇된 여성관을 주입시키는 것을 학생과 시민사회가 함께 감시하여 구시대적 성차별적 문화에 물든 교사들을 학생의 힘으로 바로잡을 수 있게 해야 한다. 21세기에 20세기적, 시대착오적이고 수동적이고 남성종속적인 여성관을 가르치는 학교는 학교가 아니다. 그리고 그릇된 여성관을 타파하고 학교에 만연한 성차별적 문화를 바로잡는 것은 학생들과 시민들의 몫이다. [2019.8.7 DVS]

<여러분의 공감 하나가 DVS 논평에 큰 힘이 됩니다>

최근 오키나와(유구) 지역의 한 식당에서 '일본인 사절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문구가 붙어 있어 화제가 되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일본인 관광객의 매너가 해를 갈수록 나빠져 9월 말까지는 일본인 관광객을 받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이 있다. 즉, 일본 관광객의 매너가 갈수록 나빠지기 때문에 한동안은 일본 관광객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문구가 나온 역사적인 배경을 한 번 살펴 보도록 하자.

 

<오키나와 식당의 일본 관광객 사절 공지>

 

[오키나와라고 부르지 말라: '유구(流球)'다]

사실 오키나와의 진짜 이름은 '유구(流球)'다. 오키나와, 아니 유구(流球)는 원래 일본과는 다른 엄연한 독립 국가 '유구국(琉球国)'이었다. 유구국은 동부 아시아에서 해상 무역을 통해 번성하던 개방적인 국가였다. (일본 본토가 폐쇄적이었던 데 비하면, 유구는 꽤 개방적인 편이었다.) 실제로 유구국은 1458년 제정한 '만국진량(万国津梁)'에서 자신의 국가적 위상 및 구실을 구체화했다. 그만큼 유구는 동부 아시아에서 가장 개방적인 국가임을 추구했다. 개방적이고 평화로웠던 유구는 1867년 일본 본토의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 강제병합되어 멸망하고 지금의 '오키나와(沖縄)'로 이름이 바뀌고 만다. 이 시기부터 유구인들은 일본 본토의 차별과 멸시에 시달리게 된다. 여기에 제2차 세계대전(1939~1945) 도중 발발한 '태평양 전쟁(1941~1945)' 시기 동안에는 많은 유구인이 간교한 일본군에 속아넘어가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후 오키나와는 1945년 일본의 항복 이후 미국의 점령 하에 있었다가 (그래도 오키나와의 미국령 시기 동안[1945~1972] 미국은 일본과 달리 오키나와의 자치권을 보장했고, 도로를 비롯한 각종 시설도 건립하는 등 어느 정도의 '인간성'이 있었다.) 1972년 일본은 다시 오키나와를 편입시켰다.  (말이 좋아 편입이지, 사실상 '재(再)강탈'이다.) 이후 오키나와의 자치권은 완전히 소멸되었고, 오키나와인들은 자신들의 문화와 언어가 일본에 동화될 위기에 처해 있다. (더군더나 현재 미군 관련 문제와 소음으로 오키나와인들은 이중 삼중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오키나와는 아직도 일본에게서 독립하지 못한, 일본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 식민지'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일본에서 벗어나 자주독립국가가 되려는 오키나와인들의 독립운동을 지지해야 한다!)

 

<일본의 차별과 멸시에 맞서 일본에서 벗어나 자주독립국가를 세우기 위한 오키나와인들의 투쟁. 우리는 일본의 차별과 멸시를 거부하고 독립국가를 세우기 위한 오키나와의 독립운동을 지지해야 한다.>

 

[오키나와와 대한민국]

이런 오키나와(=유구)의 슬픈 역사를 보면 1910년부터 1945년까지 35년간 일본의 식민지배로 고통 받던 우리나라의 모습과 비슷하지만, 다른 면이 있다. 우리나라는 1945년 8월 15일 나라를 되찾았고, 언어와 문화가 일본에 동화되지 않고 지금까지도 독자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오키나와는 그렇지 못하였다. (즉, 오키나와의 문화는 일본 본토의 문화에 거의 동화되어버렸고, 현재 오키나와 방언은 소멸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곳곳은 어떠한가? 35년간의 일제 식민치하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지 않은가? (일제 식민치하 잔재는 우리 생활 곳곳에 남아 있다. 학교의 급훈들과 (이들의 원조는 '교육 칙어'라는 일본 제국주의 교육 지침이다.), 교복 문화(현재 우리나라의 교복도 갈수록 일본화되어가고 있는데, 이는 일본 대중문화 개방의 영향과도 맞물려 있다.) 등 교육계 전반은 물론 정치판에도 남아 있는데, 수구세력이자 친일의 후예 새누리당[현 자유당] 이은재 의원은 국회에서 대놓고 '겐세이'라는 일어 찌꺼기를 써 국민들의 조롱을 받은 바 있다.)

이렇게 일제 잔재가 나라 곳곳에 수두룩한데, 이를 뿌리뽑으려는 의지가 우리에게는 하나도 없다. 이런 현실을 방치하다가는 오키나와의 사례와 같이 자신들의 문화와 언어가 일본에 동화될 위기까지 갈 수도 있다. 지금부터라도 일제식민지 잔재 청산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도록 하자. 일제잔재 방치하는 나라는 문화 대국이 될 수 없으며, 자주적 독립국가도 될 수 없다. 늦지 않았다. 바로 지금부터다. [2019.8.9 DVS]

국내 방송사들을 볼 때마다 공중파 3사가 지나치게 영향력이 너무 강한 건 아닌가라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공중파 3사는 스스로 획일화되어 버린 지 오래라는 사실을 자신들만 모르고 있다. 공영방송이라는 KBS마저도 MBC, SBS를 따라 상업화되어버린 건 아닌지, 정말 이 나라의 공중파 방송은 '민주주의의 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막장드라마, 먹방, 수다방으로 획일화된 편성 : KBS MBC SBS 모두 차별성이 없다]

일단 이들이 지나치게 유행을 따라가느라 방송의 다양성과 공공성 모두 스스로 파괴해 버린 것이 문제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만 하더라도 이러지는 않았다. MBC에는 '느낌표!'의 '책을 읽읍시다'나 '하자하자'와 같은 공공성이 강한 코너가 어느 정도는 있었고, '시사매거진 2580' 'W'와 같은 시사 프로그램도 나름 인지도가 있었다. KBS는 '미디어 포커스'라는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이 있었고, 이후 언론비평 프로그램의 모범으로 군림했었다. (2019년 현재 '저널리즘 토크쇼 J'가 있으나 '미디어 포커스'에 비해 깊이가 부족하다.) SBS에는 '뉴스 추적'이라는 탐사 보도 프로그램을 2001년부터 방송해 왔다. (2011년 종영)

그러나 지금은 이런 다양성을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대신 그들의 편성표를 들여다 보면 아주 가관이다. 아침에는 막장 드라마와 가십거리로 가득 찬 매거진 프로그램으로 뒤덮여 있고, 낮에는 재탕 삼탕도 모자라, 저녁에 또 다시 막장 드라마와 먹방으로, 밤 11시 넘어서는 수다방으로 꽉 메워져 있다. 이걸 볼 때마다 KBS, MBC, SBS가 개성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참 의심스럽다.

 

[자유당 대변하는 앵무새들 : 이들은 노동자, 서민 편이 절대 아니다]

여기에 그들의 뉴스를 보면 더욱 가관이다. KBS의 9시 뉴스나 MBC의 8시 뉴스데스크, SBS의 8시 뉴스를 보면 하나같이 다 같은 논조다. 온통 자유당의 시각에서만 세상을 바라본다. 이들 뉴스에 자유당의 대표 이데올로기인 친일사관을 비판하는 리포트는 나오지 않는다. 재벌의 환경파괴나 노동자 탄압 등에 대한 뉴스는 일절 보도되지 않는다. 그들은 '자유당'과 '일본'이라는 수구-제국주의, 재벌세력의 대변인임을 스스로가 증명해 주고 있다. 아울러 이들에서 소외된 노동자들의 투쟁이나 서민들의 쓸쓸한 삶은 나오지 않는다. 또한 북한 문제를 보도할 때 남북교류가 아니라 대립에 초점을 맞추는 20세기적 태도를 아직도 못 버린다. 그들을 '불쌍하거나' 혹은 '전쟁을 좋아한다'로 쳐다보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그들은 북한의 빈곤 문제를 시시콜콜하게 다룬다. 물론 북한의 빈곤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걸 시시콜콜하게 보도만 한다고 북한의 빈곤 문제가 해소될까? 북한 빈곤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언론은 없다. 이는 우리 언론이 동족(=북한)을 적대시하고 깔보는 '그릇된 민족관'에 갇혔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베를루스코니의 앵무새로 전락한 이탈리아 방송의 전철을 그대로 답습해 버린 셈이다. (베를루스코니가 소유한 Canale 5, Italia 1, Rete 4 모두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퇴폐적 프로그램으로 편성시간을 채웠고, 2002년 총리 집권 이후 공영방송 RAI마저도 오락 프로그램으로 편성이 채워지게 되었다. 여기에다가 베를루스코니에 비판적인 뉴스는 현재 이탈리아 방송에서 눈 씻고 찾아볼 수도 없다.) 즉 대한민국은 이들 수구언론 때문에 아시아의 이탈리아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들의 뉴스에서 주인공은 '자유당'이라는 권력, '일본'이라는 제국주의 집단 그리고 '재벌'이라는 탐욕중독자들뿐이다.

 

[KBS, MBC, SBS는 없어지는 게 답이다]

이렇게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KBS, MBC, SBS를 그대로 둬 봤자, 우리 사회의 시민의식이 높아지기는 어렵다고 본다. KBS와 MBC는 이미 무늬만 '공영방송'이며 실제로는 '국가 상업방송'이다. 즉,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상업방송인 셈이다. SBS는 100% 상업방송이다. 즉 언론의 공공성보다는 수익성을 강조하는 작자들이다. 이런 방송들이 영국이나 프랑스에 있었다면 모두 문을 닫았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영국 BBC와 프랑스의 FT[France Télévisions]는 정부와 자본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공영방송의 모범사례다. 대한민국에는 이런 방송사들이 없다.)

막장 드라마와 먹방, 수다방도 모자라, 전쟁을 조장하고, 무분별한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자유당의 하수인 KBS, MBC, SBS는 이참에 아예 없어지는 게 낫다. (KBS는 '열린 채널'이라는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이 있으나 제 역할을 못하고, MBC와 SBS는 아예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이 없다. 하튼 저게 방송이 맞나 의심스럽다.) 차라리 그럴 바에는 '국민TV(뉴스K)'를 지상파로 승격시켜 노동자, 서민, 농민을 대변하는 방송을 늘리는 게 민주주의에 도움이 된다. 민주주의는 소외된 자들과 함께할 때 그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주의가 뭔지 모르고 권력과 재벌을 대변하는 KBS, MBC, SBS는 수구족벌 채널 TV조선, 채널A보다도 더 해로운 게 아닌가 싶다. [2019.7.30 DV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