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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는 '미국은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를 통해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방식, 미국이 약소국을 철저하게 예속시키는 방식에 대해 탐구해 보았다. 그런데 미국이 약소국을 철저하게 예속시키는 이유의 배후에는 '백인 중심주의'가 그 배경으로 깔려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DVS 뉴스> 특집기사 <미국의 민낯> 이번 2편에서는 미국이 약소국을 철저하게 예속시키는 배경이자 미국 사회 내의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인 백인 중심주의, 즉 '인종차별'에 대해 한 번 다뤄보고자 한다.

순서 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
내용 미국은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은 얼마나 심각한가? 미국의 교육 수준과 의료 수준은 왜 형편없는가? 미국의 문화는 왜 상업주의를 타고 세계를 지배하는가

 

그 전에 앞서 인종차별의 개념을 알아보고자 한다. 인종차별은 '인간을 여러 인종으로 나누고, 특정한 인종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 사전에 정의되어 있다. 인종차별은 그 자체가 불의이고, 사회 갈등을 부추기며, 국제적으로 고립을 자초하는 악(惡)의 길이다. 세계 인권 선언에도 제2조에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견해 또는 그 밖의 견해, 출신 민족 또는 사회적 신분, 재산의 많고 적음, 출생 또는 그 밖의 지위에 따른 그 어떤 구분도 없이, 이 선언에 나와 있는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규정하며 인종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사회는 이러한 '세계 인권 선언'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아직도 '인종'과 '피부색'에 대한 차별이 난무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인종차별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바로 '백인 중심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현재 미국을 이끄는 정치적인 수장들 -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독일계 백인), 멜라니아 트럼프(슬로베니아계 백인), 마이크 펜스 현 부통령, 존 볼턴, 마이크 폼페이오... 등은 모두 백인이고, 이들 백인들은 1783년 미국 독립 이후 237년째 미국 사회의 지배층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판에서는 흑인이나 아시아인, 무슬림,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기 힘들다. 대신 백인 위주의 정책은 적극적으로 반영된다고 한다. 그런데 어디 정치적인 수장들만 백인들이 지배하는가? 미국의 경제계, 문화계 또한 백인들이 지배하고 있다.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 비자카드(VISA),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등과 같은 미국의 주요 금융회사 총수들은 주로 백인이 많으며,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GE),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GM), 엑손모빌(Exxon-Mobil) 등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미국 기업의 대표이사들도 백인의 비중이 높다. 게다가 세계 문화계를 지배하는 뉴스 코퍼레이션(News Corp, 뉴욕포스트 신문, FOX TV, FOX News 소유)이나 월트디즈니 컴퍼니(월트디즈니 픽쳐스, 20세기 폭스, ABC, ESPN 소유)와 같은 미국 미디어 재벌 기업의 총수들 또한 (대부분) 백인이다. 미국은 이러한 백인 중심의 사회질서가 200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백인 중심의 질서가 공고해지면 공고해질수록 백인을 제외한 흑인, 아시아인, 무슬림, 히스패닉 등 '유색 인종'들은 미국 사회에서 주변부로 '버려지게 되고', 주류가 아닌 비주류(즉 마이너)로 분류되어 정치, 경제적 혜택 또한 받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백인 중심주의는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로 자주 활용되어, 약소국을 철저히 예속시키는 데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남미 각국에서 쿠데타가 터질 때 자주 개입하는 미국 중앙정보국(Central Intelligence Agency; CIA) 요원들은 대부분 백인이다. 또한 이들 국가에서도 지배층은 백인(여기서는 스페인 계통)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들 둘은 서로 자주 내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구조에 대해 미국 백인들은 침묵하고 있으며 오히려 이런 논리를 정당화하고 (그러한 논리로) 히스패닉을 차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백인 중심 문화로 인한 폐해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여러 방향에서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사회는 여전히 백인 중심주의에 잠겨 인종차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2년 트레이본 마틴 피살 사건과 2014년 퍼거슨 총격 사태 때 등장한 'Black lives matter①'와 같은 구호는 백인 중심의 미국 사회에 큰 경종을 울렸다지만 인종차별을 완전히 억제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오히려 트레이본 마틴 사건이나 퍼거슨 사태와 같은 일이 일어난 후에도 계속해서 인종차별 범죄가 공공연하게 이어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미국 사회의 '백인 중심 질서'는 더욱 공고해졌다. 실제로 2020년 현재에도 미국의 주류 사회에서 흑인이나 아시아인, 무슬림, 히스패닉 등과 같은 마이너 계층은 정치적 입지도, 경제적 입지도, 교육 및 문화적 입지도 좁아지고, TV 뉴스에서는 그들을 '부랑자'나 '범죄자' '사회 부적응'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작 백인의 범죄율이 더 높게 나타나는데 말이다.) 게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한국인 학생들도 예외가 아닌데, 이 학생들은 이러한 인종차별에 시달리는 경우도 상당할 뿐더러, 그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겪는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 사회는 이렇게 심각한 인종차별에 대해 무감각해도 너무 무감각하다. 오랜 시간 동안 '백인 중심주의'에 익숙해져 인종차별의 심각성까지 잊어버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America, so white②'가 된 게 아닌지 참으로 심각할 정도다. 다음 주 금요일(2월 28일)에는 미국 사회의 교육 및 의료제도가 왜 수준이 떨어지는가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뤄보도록 하겠다.

 

유동균 / DVS NEWS

newdvs117@naver.com, dvsnext117@daum.net

 

용어해설
① Black Lives Matter: '흑인의 삶은 중요하다'라는 뜻으로, 2012년 트레이본 마틴(Trayvon Martin) 살해 사건과 2014년 미주리 주 퍼거슨(Fergurson, Missouri)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등장한 구호로, 흑인 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흑인 인권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캠페인 구호이다.
② So White: 문자 그대로는 '너무 하얗다'라는 뜻, 사회문화적으로는 '백인투성이'라는 뜻으로 쓰이는데, 미국 영화계의 권위있는 시상식 '아카데미상(The Academy Awards, 혹은 '오스카 상(Oscars)'으로도 불리누다)' 시상자들이 백인 위주라는 것을 비꼬는 표현 'Oscars So White'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