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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 청원 사이트에 이런 청원이 올라와 있다. "한때 지상파 방송을 좋아했던 국민입니다. 2017년 방송통신 위원회는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KBS, MBC, SBS 3사 모두 재허가 기준 점수를 넘지 못했다고 알렸습니다. KBS 1TV(채널 9번)는 646.31점, KBS 2TV(채널 7번)는 641.60점, MBC(채널 11번)는 616.31점, SBS(채널 6번)는 647.20점으로 기준점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종합편성채널 JTBC(채널 15번)는 85.37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 3관왕에 등극했습니다. 결론 내리면, KBS, MBC, SBS를 폐지시키고 JTBC를 지상파로 승격시켜, 수신료를 모아 JTBC에게 주고 EBS 수신료도 JTBC가 담당하게 해야 합니다." 내가 이 청원을 봤을 때 '이게 뭐지?' 싶더니, 이 청원의 배경에는 공중파의 타락이 배경에 깔려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어느 국민청원 - KBS, MBC, SBS를 없애고 JTBC를 공중파로 승격시켜 달라는 내용.>

 

[공중파 3사의 속성 : 비판 기능보다 오락 기능이 좋아!]

사실 KBS, MBC, SBS 모두 공공성이나 매체의 비판 기능보다는 오락 기능에 중독되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언론판을 황폐화시킨 이명박근혜 이전에도 심각한 문제였다. (1970~80년대 군사독재 시절(1980년 이전에는 KBS-MBC-TBC)은 말할 것도 없다.) 1993년 '문민 정부'를 표방하는 김영삼 정권이 들어선 이후부터 KBS, MBC, SBS는 오락 기능에 본격적으로 몰입하기 시작한다. 이들 오락 프로그램은 신변잡기나 시시껄렁한 억지웃음을 대부분 포함했으며, 대부분 미국이나 일본 등 상업방송이 발달한 국가들의 TV 프로그램을 마구잡이로 베꼈는데 (이 나라의 방송은 공교롭게도 그들의 영향을 받고 자랐다. 유럽이었다면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타국 방송을 베낀 해당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과 방송위원회, 시청자단체의 비판을 받고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반면 이들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들, <추적 60분(KBS)>이나 <PD수첩(MBC)>, <시사매거진 2580(MBC)>, <그것이 알고 싶다(SBS)>와 같은, 비판 기능에 충실한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낮은 시간대(그것도 심야)에 주로 편성되어 (물론 그 당시에는 낮방송이 없었던 아침방송(오전 6:00~11:00)-오후방송(오후 5:00~ 다음 날 오전 1:00) 2원제였으므로 9시 혹은 8시 메인뉴스가 끝나는 9:40 혹은 8:40부터 심야시간대로 직행했다.) 명맥만 유지하고 말았다. 즉, 공중파 3사는 언론으로서 가져야 할 비판적 저널리즘을 소홀히 하고 시청자를 마취시키는 자극적 오락 기능에만 매몰된 채 스스로 가치 없는 매체임을 자신들도 인정하고 말았다.

이후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도 공중파 3사는 비판 기능보다 오락 기능에 더욱 더 신경을 쓰기 시작하더니, 언론 황폐화의 주범 이명박근혜 시기부터는 완전히 '오락 방송'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실제로 2010년 MBC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뉴스 후>와 <W>를 폐지하고 음악전문 방송 M넷의 <슈퍼스타 K> 시리즈를 본딴 <위대한 탄생>을 선보였다. 이에 대해 많은 시청자들과 언론학자, 언론노조 등 시민사회에서는 "공영성이 후퇴한다"고 비판했으나 MBC 경영진들은 입을 닫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버린 2019년 현재, 오늘날 많은 이들이 KBS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9시 뉴스>나 <추적 60분>이 아닌 <1박 2일>이나 <뮤직뱅크>,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떠올리고, MBC 하면 <뉴스데스크>나 <PD수첩>이 아닌 <무한도전>, <쇼! 음악중심>, <복면가왕>을 더 많이 떠올린다. SBS 하면 <8시 뉴스>나 <그것이 알고 싶다>가 아닌 <런닝맨>을 더 많이 떠올리는 젊은이들도 있다. (허나 요즘 젊은이들은 공중파가 너무 시시해져서인지, tvN이나 JTBC 등 엔터테인먼트 종합 편성채널로 몰려 가고 있지만, 여전히 공중파 예능은 고정 시청자가 몇몇 남아 있어 위력이 강한 편이다. 반면 탐사보도 프로그램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 이게 언론이 맞나 의심스럽다.) 결국 KBS, MBC, SBS 모두 비판기능을 상실하고, 저널리즘이 아닌 엔터테인먼트 미디어로서의 성격이 고착화되었고, tvN 뺨 치는 오락방송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민주국가의 방송이 저 수준이라니! 우리보다 '방송 오락화'의 폐해를 먼저 겪은 대만 못지 않게 처참해지고 만 것이다.

 

[시청률 지상주의와 자본의 유혹 : 공익을 포기하고 오락을 권장하라]

그렇다면 공중파 3사가 시민과 시청자단체의 욕을 '겁나게' 먹어도 버티는 이유에는 무엇이 있는가? 그것은 바로 자본의 논리, 즉 '하늘을 찌르듯 올라갈까 내려갈까' 하는 시청률 논리와 '풍부한 광고수익으로 방송사의 배를 불룩하게 채우는' 자본의 유혹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뒤틀린 나라는 일본이 대표적이다. (당장 요미우리신문 산하의 NTV나 산케이신문 산하의 후지TV만 하더라도 <JTBC 뉴스룸>이나 <국민TV 뉴스K> 같은 수준 높은 보도 프로그램을 찾아볼 수가 없다. 대신 온통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저질 포르노' 수준의 시시껄렁한 오락방송만 판친다.) 시청률 지상주의와 자본에 유혹에 물들어 타락한 공중파가 판을 치는 일본 같은 나라에서는 방송사들이 권력이나 재벌을 비판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권력[=자민당]과 친하고 자본[=우익기업]과 한 몸이 되어 그들을 '스포트라이트'에 오르게 하는 데는 1등이다.) 이 나라도 일본과 다를 게 없다. (어느 정부가 와도 KBS의 고질병인 '대통령이 사장 선임하기'는 계속되고, MBC는 정수장학회를 비판하는 보도를 아직도 못 하고, SBS는 여전히 태영건설을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니....) 흔히들 방송계에서 가장 비판받는 곳은 막말-극우 일색의 TV조선과 채널A지만, KBS, MBC, SBS도 TV조선, 채널A 저리가라 할 정도의 '막장성'을 보여준다. 아침 시간대와 초저녁 시간대의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막장 드라마'만 봐도 알 수 있다. 막장 드라마는 불륜, 출생의 비밀, 삼각관계 등 '너무나도 뻔한 설정'에 치우쳐 있어 자극성은 있을지라도, 교훈이나 깊이가 없을 뿐더러, '며느리는 이래야 한다' '사위는 이렇게 해야 한다', '여자는 이렇게 해야 한다' 등 여성차별적 이데올로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데 1등이다. 그리고 그것을 보는 순간 우리는 여성차별적이고 폭력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에 아무렇지 않게 마취되는 셈이다. 끔찍하지 않은가?

어디 '막장 드라마'만 그럴까? 먹는 방송, 소위 '먹방'도 문제가 있다. 좁게는 KBS 2TV의 맛집 방송 '생생 정보통'부터 넓게는 CU미디어의 '맛있는 녀석들'이나 SBS '백종원의 골목 식당'에 이르기까지, TV는 '먹는 방송'에 점령당했다. 이런 방송에서 해당 식품이 가진 영양학적, 질적 문제점을 제대로 검증하는 담당자는 하나도 없다. 그저 '이거 맛있어요, 저거 맛있어요' 이런 소리나 나올 뿐이다. 이거 무슨 '아프리카TV'나 '유튜브' 같은 개인방송 혹은 동영상 사이트도 아니고 말이다. 이러한 '먹방'들이 넘쳐날수록, 음식의 질이나 건강 문제와 관련된 주제는 갈수록 줄 수 밖에 없다. 결국 우리의 눈과 귀는 그렇게 '획일화'된다. 이렇게 공중파들은 공익과 비판기능의 사명을 다하라는 시민들의 요구는 내팽겨 쳤고, 시청률과 자본의 광고수입을 '빵빵하게' 보장할 막장드라마와 먹방으로 무장했으니, 결국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공중파 3사 자신들만 모르고 있는 셈이다.

 

[처참한 대가 : TV조선, 채널A 부럽지 않은 '불량 언론']

그 대가로 KBS, MBC, SBS 모두 2017년 말 재허가 탈락수준의 점수를 받고, (그리고 드디어 2019년부터) 적자가 나도, 막장드라마와 먹방을 못 버리고, 시청률에 좌우되고, 권력과 자본에 대한 날카로운 보도를 기대할 수도 없게 되었다. 막장 방송의 대명사 'TV조선'과 '채널A'도 울고 갈 수준이다. 정말이지 TV조선과 채널A 못지않은, 아니지, TV조선이나 채널A보다 훨씬 더 건강한 문화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 공중파들이다. TV조선과 채널A는 극우 뉴라이트 성향의 패널들과 필터링 없는 막말로 먹고 살고, KBS MBC SBS는 막장드라마와 먹방으로 먹고 살고 있으니, 이런 나라에서 건강한 문화가 꽃피울 수 있을까? 이런 방송이 지배하는 나라에서 주인다운 삶, 도덕적인 삶을 살 수 있는가? 그나마 JTBC와 EBS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도 JTBC를 공중파-공영방송으로 승격시켜 시청료도 JTBC가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중동이 여론을 좌우하는 현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성숙한 민주주의로 거듭나야 하지 않을까 싶다.) JTBC도 손석희가 떠나면 도로 '조중동 방송'으로 전락하기 쉽고 (더 나아가 '삼성 신문 중앙일보의 방송사'로 추락할 수도 있다.), EBS는 아직도 교육과 문화예술 및 교양 기능에만 치우쳐 있어, 교육방송으로 시작해(1952년 NET[미국국립교육텔레비전]으로 방송개시) 정치시사 현안까지 다루는 미국의 PBS[미국공영방송서비스재단]와는 달리 여전히 '교육 방송'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을 보노라면 정말 이 나라의 방송이 JTBC와 EBS를 제외하면 극도의 도덕적 타락과 우편향성에 빠져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현실에서 우리가 살 길은, [개인이 해야 할 일로]공중파에 숨은 이데올로기의 실상을 깨닫고, 그들의 마취에서 벗어나 헌법을 읽어 민주의식, 주인의식을 키우고, [사회가 해야 할 일로는] 대안언론(뉴스타파, 팩트TV, 국민TV, 미디어오늘 등)을 권장하여 공중파가 가르쳐 주지 않는, 세상의 진실을 알고 깨어나는 일밖에는 없다. 권력과 자본에 점령당해 썩은 기자들이 판 치는 공중파에 어떻게 희망이 존재하는가? 없다. 결국 썩은 세상을 걷어낼 '희망'은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권력과 자본의 사슬에서 벗어나 조금만이라도, 자유로워지자. [2019.9.6 DVS]

<여러분의 공감 하나가 DVS 논평에 큰 힘이 됩니다>

"KBS, MBC, SBS 모두 재허가 합격점에 미달한 반면, JTBC는 3관왕을 획득했습니다. 따라서 KBS, MBC, SBS 없애고 JTBC를 공영방송으로 승격시켜, EBS 수신료도 JTBC가 담당해야 합니다."


옳은 말이다. 그동안 KBS, MBC, SBS가 한 게 뭐가 있었나. 막장드라마와 먹방으로 국민을 마취시킨 죄, 이명박근혜의 하수인 노릇을 하며 '땡전'식 뉴스로 국민을 우민화시킨 죄, 공익적인 프로그램들을 뒷시간대로 밀어넣고 황금시간대에 시시껄렁한 막장드라마, 먹방, 수다방으로 채워넣어 방송의 다양성을 말살한 죄. 이 정도면 극우방송 TV조선과 채널A, 성향 왔다갔다 하는 MBN, 한전방송 YTN도 울고 갈 듯 하다.
KBS는 정치권력이 좌우하고, MBC는 정수장학회에게 좌우된다. SBS는 태영건설의 지배 하에 있고, TV조선과 채널A는 태생부터가 꼴통수구-친일, 극우 성향의 방송이다. 그나마 나은 곳은 JTBC와 EBS뿐인데, JTBC는 여전히 중앙일보와 삼성에서 독립하지 못했고, EBS는 제대로 된 사장을 만나려면 한참 멀었을 뿐더러, 교육방송으로 시작해 시사문제까지 다루는 종합공영방송으로 거듭난 미국 PBS와 달리 아직도 교육 및 교양 기능에만 머물러 있다. 정말 씁쓸한 방송판이다.

기후변화.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다. 세계의 수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벌써부터 '기후변화에 맞서는 기후 파업'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기후 파업이 왜 유럽에서 적극적인가에 대해 알아보고, 왜 이 나라만 기후 파업에 소극적인가(혹은 관심이 없는가)를 한 번 다뤄보도록 하겠다.

 

기후 파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유럽의 어린이들

[깨어있는 유럽 선진국 학생들, 기후변화와 '맞짱' 뜨다]

먼저 유럽 사회의 특성부터 알아보자. 교육 면에서 이 나라보다 몇 배 앞서있는 유럽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사회문제에 대한 자각능력에 있어서 미국이나 일본 등 '정통 자본주의'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다. 게다가 유럽 사회는 개발보다는 환경 보호, 자본의 자유보다는 민중의 권리 등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여 (영국, 이탈리아 등 이미 '정통 자본주의'인 몇몇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가 그렇다.) 학생들 또한 진취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사회 현안에 대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안다. 기후변화 문제 역시 마찬가지로, 유럽인들은 기후변화 문제를 '나의 문제' 못지않게 '모두의 문제'로 사고를 확장하여 생각한다. 미국이나 일본, 브라질, 중국 등에서는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해 유럽인들은 상당한 경각심을 가지며, 기후 변화에 맞서 지구를 지키기 위한 행동을 밖에 직접 나가서 하건,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를 통해서 하건, 자유로운 방식으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국제 민중들에게 알리며 함께 연대하는 등 '기후변화를 물리치는 국제 연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유럽 학생들 역시 기후변화가 자신들의 삶에 미칠 악영향뿐 아니라 지구 전체의 삶에 미칠 악영향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후 파업'에 나서는 것이다. 주입식 교육에 찌들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모르는 이 나라의 현실과는 딴판인 셈이다.

 

[대한민국은 왜 기후 파업에 관심 없는가?]

그렇다면 기후 파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여 기후변화가 가져올 악영향을 물리치기 위해 길거리로, SNS를 통해서 나서는 유럽 학생들과 달리 이 나라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너무나도 희박하다. 이는 기후변화의 악영향과 그로 인해 우리에게 나타는 피해를 가르치지 않고 이론식으로 '달달 외우는'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 자주 말한 '기후변화'가 가져올 폐해는 심각하다. 오존층이 파괴되어 자외선이 강해지고, 북극과 남극 등 극지방이 녹아내려 지구의 해수면이 상승하여 물에 잠기는 곳이 늘어날 뿐 아니라 북극곰, 펭귄 등 극지방의 생물이 설 자리를 잃게 되는 등 지구와 인류를 지탱해 온 먹이사슬 체제가 무너질 위기에까지 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인류 사회는 더 이상 지구에서 살 수 없게 될 지도 모르는데, 이런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모르는 나라는 대한민국은 물론, 미국, 중국, 북한, 인도 등 '국제 핫이슈'의 중심국가들과 브라질, 일본, 베네수엘라, 멕시코, 러시아 등 '정치 후진국'들이 대거 포함된다. 이런 나라에서는 환경정책이 정권에 따라서 춤을 추고, 교육은 자본에 예속되거나(미국), 주입식 교육이거나(중국, 북한, 대한민국), 교육이 정치논리에 좌우되는(일본, 베네수엘라,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소위 '교육이 망가져 버린 나라'이기 때문에 그곳의 학생들은 유럽의 학생들에 비해 기후변화나 기타 사회현안에 대한 이해능력과 이를 해결하는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 따라서 기후 파업에 이 나라가 관심이 너무 소홀하다. 부끄럽지 않은가?

 

[기후파업에 관심 갖기]

이제부터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나부터' 관심을 갖도록 하자. 이를 위해서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자발적 시민운동이 학생들을 시작으로 적극적으로 전개되었으면 한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기후변화가 가져올 악영향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기후변화가 자신의 삶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육계는 주입식 교육만을 가르치며 학생들에게 기후변화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것을 멈춰야 한다. 실천중심의 교육으로 바뀌어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교사와 학생이 함께 토론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정치권인데, 자유당도 민주당도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잊어버린 지 오래다. 정치권이 기후변화 문제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학생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정치권을 계속해서 압박하여 정치권이 지구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도록 깨우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지구는 나 혼자서 사는 집이 아니다. 지구는 온 인류의 삶의 터전이므로, 기후변화는 인류 모두의 삶을 위협하는 대재난과도 같다. 늦지 않았다. 이제 이 나라도 유럽처럼 기후변화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2019.8.29 DVS]

<여러분의 공감 하나가 DVS 논평에 큰 힘이 됩니다>

조국 교수의 법무장관 취임을 둘러싸고 온 나라가 시끄러운 가운데, 수많은 언론은 특종의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조국 교수 문제만 헤드라인에 도배되어 갈 때, 가습기살균제로 고통 받는 사람들과 불법파견으로 노동인권을 침해당한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신문에도 TV 뉴스에도 없었다.

 

이러한 사회적 참사에 경각심을 가지는 언론은 tbs TV를 비롯한 극소수에 불과하다.

[가습기살균제로 고통 받는 사람들, 방송사들 눈엔 '안 보인다']

어제(8.27)와 오늘(8.28) 이틀에 걸쳐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관한 청문회가 진행 중이고, 기업 분야, 정부 분야, 피해지원 분야로 나뉘어 개최된다고 한다. 8년 전(2011년),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일으킨 기업들을 엄벌했어야 하지만, 제대로 엄벌하지 못했다. 환경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가해 기업들을 단죄하기는 커녕 그들과 유착하여 사태를 '나몰라라'했다. 더군더나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일으킨 기업들은 피해자에 대한 보상도 안 했고, 참사에 대한 반성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언론은 이들 기업을 비판하기는 커녕 침묵으로 방관했다. 정부와 기업, 언론 모두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공범'이 된 셈이다.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가습기살균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신문사들과 공중파 방송 3사, 종합편성방송 등 보수적인 기업언론들은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의 절규에 하나같이 눈과 귀와 입을 '닫아 버렸다.' 어제(8.27) KBS가 제1방송(채널 9번)을 통해 오전에 잠깐 생중계한 것을 빼면,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 진상규명 청문회를 중계한 방송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어디 KBS뿐인가, 껍데기만 '종합편성'인 TV조선과 채널A는 태생부터가 친권력-친재벌-친일수구 뉴라이트 극우방송이니 그렇다 치고, 제2공영방송이라는 MBC도, 상업방송인 SBS도, JTBC도, 공정과 신뢰를 표방한다는 MBN도, 24시간 뉴스를 추구하는 YTN도 이 현장을 외면했다. KBS, MBC가 이러고도 공영방송이 맞는가 의심스럽다. 진정한 공영방송이라면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를 생중계하여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필터링 없이 보여주어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마땅하다.) 그나마 서울특별시 산하 tbs TV 정도가 구체적인 중계 일정을 잡았을 정도랄까. 그렇게 언론들이 조국 교수의 사생활을 캐내는 데 정신이 팔린 동안,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시민들의 절규는 잊혀 갔다. 정말, 이러고도 '공영방송 정상화'된 거 맞나? 의심만 늘어간다.

 

[현대기아차와 아사히 글라스 노동자들의 절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어디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의 목소리만 잊혔을까?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그리고 일본 아사히글라스사의 노동자들은 또 어떠한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아사히글라스의 노동자들은 경영진들의 불법파견으로 인해 노동인권을 박탈당하고 임금도 제대로 못 받고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멸시까지 받았다. 그리고 이에 대해 법원이 판결을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언론은 이들 판결을 외면하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했다. 수구족벌언론의 대명사 조선일보를 비롯한 상업언론들은 노동조합의 폭력성만 부각했을 뿐, 그들이 왜 투쟁하는가, 그들이 왜 제대로 임금도 못 받고 경영진들의 무자비한 탄압에 시달려 고생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한 마디의 언급조차도 없었다. 언론들이 조국 교수의 사생활 스캔들을 줄줄이 보도하고 있는 동안,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일본 아사히글라스사 경영진의 비정규직 양산과 노동조합 탄압은 계속되었고, 수많은 노동자들은 경영진의 탐욕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그런데 이를 주목하는 언론은 아무도 없었다. 이 나라의 언론은 자신들이 마땅히 해야 할 사회적 책무를 헌신짝처럼 내다 던졌고, 오로지 특종경쟁과 시청률, 영업수익에만 눈 먼 '황색 쓰레기 언론'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노동자들의 회견

[특권언론이 좌우하는 베네수엘라 - '침묵 저널리즘'이 지배하는 나라의 대표적인 예]

이런 사례가 계속되면 특권언론이 국가를 좌우하는 '남미의 악몽(惡夢)' 베네수엘라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여담으로 베네수엘라에도 조선일보 못지않은 족벌언론 집단이 존재한다. 바로 '시스네로스' 그룹인데, 이 회사는 조선일보의 몇 십배로 규모가 상당하며(현지 시청률 1위 공중파 TV 방송사 '베네비시온(Venevisión, 카라카스 채널 4번)'이 이 회사의 주력 계열사다.), 베네수엘라를 넘어선 중남미 1위의 언론기업이다. 문제는 시스네로스와 그 산하 방송사 '베네비시온'이 베네수엘라 최대 언론재벌로 군림하는 동안 베네수엘라의 극심한 빈부격차, 파탄 나 버린 민생 경제, 범죄로 멍드는 베네수엘라 어린이들의 현실,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고통받는 베네수엘라 현지 노동자들, 극단주의 성향의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의 독선과 오만 그리고 폭력적인 통치에 저항하여 목숨 걸고 시위하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절규 등 '남미 최대 부국'에서 '바람 잘 날 없는 파탄난 나라'로 추락한 베네수엘라의 비참한 실상을 외면했다는 점이다. (비단 '베네비시온' 뿐 아니라 '텔레벤(Televen)'도 '글로보비시온(Globovisión)'도 마찬가지다. 베네수엘라의 실상을 다룬 뉴스들은 CNN이나 BBC 등 '외국 언론'에는 자주 나오지만, 베네수엘라 언론에는 그 뉴스가 나올 리 없다. 권위주의적이고 독재적인 '막장 폭군'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고 SNS를 손 대면서도 특권언론 베네비시온과 공생하기 때문에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향은 2007년 차베스 대통령이 자신에게 까탈스러웠던 독립, 진보 성향의 공중파 TV '라디오 카라카스 텔레비시온(Radio Caracas Televisión/RCTV)' 방송국을 강제 폐쇄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노동자들의 절규, 참사 피해자들의 절규 등 낮은 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해 온 우리 언론의 모습을 보노라면 '침묵 저널리즘'에 빠진 베네수엘라를 좌우하는 특권언론들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다.

 

베네수엘라의 처참한 실상에 눈 감은 베네수엘라 특권 언론들, 노동자의 고통과 참사 피해자에 눈물에 눈 감은 이 나라 언론과 흡사하다

['침묵 저널리즘'이여 안녕!]

이 글을 쓰는 나는 이러한 현상을 '침묵 저널리즘'이라 말하겠다. '침묵 저널리즘'이란, 노동자나 참사 피해자, 여성, 장애인, 이주민 등 우리 사회에서 버려지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언론의 오만하고 이기적인 태도를 의미하는데, 여기 언급된 우리나라나 베네수엘라 같이 특권언론, 족벌언론이 지배하는 국가에서 자주 있는 현상이라고 나는 본다.

이러한 '침묵 저널리즘'의 시대를 깨려면 주권자인 우리 모두의 노력 외에는 별다른 길이 없다. 노동자, 여성, 장애인, 이주민, 참사 피해자 등 주류사회에서 홀대받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대안 언론을 통해 주류 매체가 외면하는 그들의 처참한 실상을 알아가고, 주류 매체가 그들의 목소리에도 관심을 기울이도록 주류 매체를 '지속적으로'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장만 바뀌면 달라지겠지'하는 생각으로는 그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장이 바뀐다 하더라고 주류 매체의 상업성과 특종경쟁 지상주의는 불변(不變)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KBS와 MBC의 사장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그들에 대해 실망하기도 한다. 상업성과 특종경쟁이라는 '오랜 적폐'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부디 언론들이 제발 이성을 되찾고, 노동자와 참사피해자의 목소리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공익성'을 가졌으면 좋겠다. 말로만 '공익' 외치지 말고, 진짜 행동으로 옮기는 언론을 봤으면 좋겠다. [2019.8.28 D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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